품종견 논란 속에서 외쳐보는 믹스견 예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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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예뻐라! 무슨 종이예요?”

동물친구들이 살면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 중 하나 아닐까요? 사람들은 일종의 인사말처럼 처음 보는 강아지와 고양이(의 보호자)에게 습관적으로 품종을 묻곤 해요. 마치 사람이라면 누구나 국적이 있고 나이가 있듯, 그들에게는 품종이 있으며 그것이 그들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듯 말이에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품종이 없는 친구들이 떠오르면서 품종이란 과연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는데요. 강아지와 고양이의 품종이 너무나 중요한 듯한 이 시대에 믹스와 코숏 친구들의 멋짐에도 힘을 실어주고 싶은 어떤 고민을 소개합니다.

(귀여움 주의)

목차





우리가 품종을 궁금해하는 까닭은

품종을 묻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 순수하게 동물친구가 귀여워서였을 것 같아요. 사랑스러운 그 친구에게 눈길이 가고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에 그저 궁금해서, 나름의 호감을 표현한 거죠. 혹시 그러하다면, 그리고 개와 고양이를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분이라면 ‘무슨 종이냐’는 질문에 대해 이제 함께 고민해 주셨으면 해요.

하루에도 수차례 '무슨 종이냐' 질문 받는 강아지 아롱

세상은 개와 고양이의 품종에 대해 쉴 새 없이 이야기합니다. TV와 인터넷, 심지어 백과사전에서도 강아지와 고양이에게는 품종이 꼬리표처럼 항상 따라붙죠. 그래서 우린 강아지와 고양이라면 1) 자연스럽게 특정 품종에 속할 것이며 2) 품종 특유의 특징과 성격이 있을 것이므로 3) 해당 동물의 품종을 인지하는 것은 그 친구를 이해하는 첫 단계일 것이라고 학습되어 왔습니다.

우리가 어렸을 적부터 보고 배운 강아지 품종 중 극히 일부

하지만 품종은 인간이 수세기에 걸쳐 만들어낸 발명품입니다.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인간의 ‘필요’와 ‘미의 기준’에 따라 새로운 품종이 탄생하기도, 오랫동안 사랑받은 품종의 ‘유행’ 끝나 사라지기도 해요. 그리고 완성도 높은 품종의 동물을 만들어 내기까지 발생하는 수많은 ‘불량품’은 상품성이 없다는 이유로 폐기되거나 버려지며, 외형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상품’은 수많은 유전병으로 고통받아요. 안타깝게도 이런 불편한 진실보다는 그저 어떤 연예인이 어떤 동물을 키운다는 소식이 더 큰 이슈가 되고, 오늘도 그 친구들과 닮은 아이들을 만들어 팔기 위해 강아지·고양이 공장과 펫샵은 열심히 돌아가고 있습니다.

반려견 방치 논란에도 광고는 돌아간다

물론 품종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키우는 입장이라면 품종에 대해 더욱 잘 알고 건강을 돌보아야 하기도 하고요. 문제는 마치 품종이 동물의 존재와 가치를 결정한다는 듯한 품종 만능주의적인 세태입니다. 슬리데린이 인정하는 순수혈통 집안 출신이 아닌 머글도 충분히 훌륭한 마법사가 될 수 있잖아요? 품종이란 그 동물에 대한 사실 중 하나일 뿐, 결코 전부가 될 수 없습니다.




품종 만능주의 시대에 외쳐보는 믹스 예찬론

품종에 대한 이야기는 세상에 너무 많은 반면, 그 외 친구들의 멋짐은 충분한 주목을 받지 못해요. 그래서 잡종개, 똥개, 그냥 고양이 등 불명예스러운 이름에 가려져왔던 믹스견과 코리안 숏헤어(이하 코숏)의 매력에 대해 본격적으로 호들갑을 떨어볼까 합니다.

우선 믹스견과 코숏은 건강합니다. 사실 품종 별 유전병은 수차례 동종 번식을 시키며 인간이 만들어낸 부산물과 같은 것입니다. 축 쳐진 귀, 작은 몸집, 짧은 입과 같은 외형을 갖는 대신 피부병에 안고 살며 관절이 약하거나, 호흡기 구조상 숨을 잘 쉬지 못하죠. 하지만 믹스와 코숏은 인위적인 동종 교배로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유전병에서 자유롭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알다시피 건강은 동서고금 견묘노소(犬描老小) 최고의 덕목이자 그 자체만으로도 큰 효도지요!

건강하고 멋진 강아지 아롱
건강하고 멋진 강아지 산

그리고 믹스견과 코숏은 세상에 단 하나뿐입니다. 물론 세상의 모든 동물은 하나뿐이고 소중하지만, 그 아이의 털 색과 곱슬거리는 정도, 몸의 크기와 비율, 반점의 위치 등 모든 것이 유일무이한 것이지요. 또다시 그 아이와 닮은 아이를 만들려고 해도 그럴 수 없습니다. 세상에 둘도 없는 독보적인 멋짐을 장착한 것입니다. (조금 슬픈 표현이지만) 유행을 탈 수도, 그 누가 따라 할 수도 없습니다. 세상엔 오직 나와 나의 멋진 동물친구, 멋진 동물친구와 나 둘 뿐!

소중하고 멋진 강아지 하늘
소중하고 멋진 강아지 도봉



동물친구와 사랑에 빠지는 순간

우리가 동물을 사랑하는 이유는 그 친구가 어떤 품종의 강아지 혹은 고양이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함께 살게 된 계기는 다양하겠지만, 결국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그 친구 자체를 사랑하게 돼요.

사람들이 제각기 다 다른 것처럼 세상에는 같은 동물이 단 한 마리도 없어요. 어떤 장난감과 사료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기쁘고 슬플 때 어떤 표정을 짓고, 사람에게 다가올 때 어떤 목소리를 내는지. 같은 뱃속에서 나온 아이들이라 할지라도 모두 다 다르더라고요. 그리고 그 아이를 그 아이로서 존재하게 하는 수많은 디테일을 하나씩 알아가며 일상을 공유하고 교감의 순간이 쌓일 때, 우리는 서로에게 특별해지고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세상의 그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로 대체될 수는 없고, 품종을 막론하고 모든 동물이 다 똑같이 예쁘며 사랑스럽고 특별한 이유입니다.

그러니 앞으로 귀여운 동물 친구를 만난다면, 그리고 그 친구에게 꼭 호감을 표현하고 싶다면 품종 대신 이름을 물어봐 주세요. 인간에게 사랑받는 모든 동물에게는 이름이 있으니까요. 그게 아니라면 속으로 그 친구의 멋짐을 외치며 건강과 행복을 빌어주세요. ‘사랑스럽고 멋진 친구야!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렴!’하고 말이에요.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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