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성: 개와 고양이에게 맛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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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고양이에게 맛이란?

개와 고양이가 접시에 코를 박고 오롯이 밥에 집중할 때 들리는 소리를 알고 계시나요? 까득까득 찹찹. 눈 앞의 사료가 썩 마음에 든다는 신호이자, 우리로 하여금 내일의 출근을 다짐케 하는 바로 그 소리. 그렇게 우리는 내 자식 밥 먹는 것 보는게 가장 행복하다는 말을 실감하며 살아가죠.

잘 먹는 모습이 보기 좋은 만큼, 심혈을 기울여 고른 사료를 먹지 않는 건 속상한 일이에요.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우리는 왜 이 사료를 먹지 않는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으니까요. 그렇게 다음엔 어떤 사료를 골라야할지, 과연 먹기는 할지 고민하며 사료 유목의 여정을 이어갑니다.

도대체 개와 고양이에게 ‘맛’이란 무엇이기에 어떤 사료는 먹고, 또 어떤 사료는 먹지 않는 걸까요? 그리고 ‘맛’있는 사료를 찾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바로 ‘기호성’에 있습니다.

잘 먹이기 위해 꼭 넘어야 할 산, 사료의 기호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냄새와 식감이다

개와 고양이, 그리고 우리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맛 감지 능력은 기본적으로 먹어도 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식별하기 위해 진화한 것이라고 해요. 어떤 음식을 먹어도 된다는, 혹은 먹으면 위험하다는 정보를 바탕으로 그 음식의 맛이 좋거나 나쁘다고 느끼는 거죠.

따라서 동물의 식성에 따라 맛을 인지하는 경로와 분별할 수 있는 맛의 종류가 조금씩 달라요. 각자 다른 환경에서, 다른 음식을 먹고 사니까요. 우선 사람과 개, 고양이가 어떻게 맛을 판단하는지 비교해 볼까요?

사람 vs 개 vs 고양이 맛의 판단기준 비교

기준 사람 고양이
식성 잡식 육식에 가까운 잡식 육식
맛을 감지하는 감각 미각 > 후각 > 촉각 후각 > 촉각 > 미각 후각 > 촉각 > 미각
미뢰 개수 9,000~10,000개 1,700개 470개
감지할 수 있는
맛의 종류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
X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
X
X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
육류 감지
식사의 사회적 가치 있음 있음 없음

사람과 달리 개와 고양이는 냄새와 식감을 통해 맛을 판단합니다. 실제로 개와 고양이의 후각은 사람보다 약 20~50배 뛰어나며 입 안에도 사람보다 더 많은 신경과 혈관이 분포되어 있어요. 반면 미각 정보를 수용하는 미뢰의 개수는 훨씬 적지요. 맛을 판단함에 있어 미각보다는 후각과 촉각에 의존하는 신체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사료를 먹지 않는 모습을 지켜보면, 맛을 보기도 전에 냄새를 맡고 자리를 뜨지요? 이미 냄새로 ‘맛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

육식 동물인 고양이는 탄수화물 섭취가 불필요하기 때문에 탄수화물이 갖는 단맛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대신 신맛과 쓴맛에 예민하여 이를 통해 고기가 상했는지 판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혀로 에너지원 ATP(adenosine triphosphate 아데노신 삼인산)를 감지하여 육류를 찾아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무리 지어 생활하는 습성이 남아 있는 개에게 식사는 영양소 섭취뿐 아니라 주변 동물과의 교감 활동이라는 것입니다. 반면, 그렇지 않은 고양이는 식사에 큰 사회적 의미를 두지 않아요.




식사를 위한 기본 조건이다

사람과 다르게 개와 고양이에게는 몸에 좋다 호소하며 억지로 먹일 수 없어요. 제아무리 귀한 재료로 만든 성분 좋은 사료라 한들 먹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어쩌면 우리 찾아 헤매는 ‘좋은 사료’의 첫 번째 전제 조건은 ‘(우리 아이가) 먹는’ 사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거에요.

사료를 잘 먹는 정도를 ‘기호성(palatability)’이라고 합니다. 물론 취향과 입맛은 냥바냥, 견바견이지만 사료를 선택할 때 흔히 쓰이는 표현이지요. ‘기호성이 좋다’는 일반적으로 잘 먹음을, ‘기호성이 나쁘다’는 그 반대를 의미합니다. 사료를 검색하다 보면 ‘기호성 테스트’, ‘기호성 보장’과 같은 단어가 보이는데요, 기호성 테스트는 ‘어떤 사료를 가장 선호하는지’, 기호성 보장은 개와 고양이의 대중적인 입맛을 저격한 다 잘 먹는 제품이라는 뜻이에요.

따라서 우리 아이가 잘 먹는, 그 아이 기준에서 ‘맛’이 있는 사료를 찾고 싶다면 기호성이 좋은 사료를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기호성은 다양한 요소가 함께 작용하여 결정되는 것이며 절대적이지 않은 개념인데요, 다음 편에서 기호성을 결정하는 요인들을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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