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 말고 입양’을 권하는 뽀시래기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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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지 않아도 귀엽지만

얼마 전 SNS에서 화제가 된 미국의 '냥림픽', Kitten Bowl.

미니어처 스타디움에서 천방지축 뛰어노는 아기 고양이들이라니, 치명적인 귀여움이죠! 하지만 Kitten Bowl과 그 원조 프로그램인 Puppy Bowl은 기획 의도와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자세히 알고 나면 더욱 기특하고 사랑스러운 프로그램입니다. 100% 입양률과 보장된 시청률 그리고 빵빵한 스폰서 라인업까지, 콘텐츠로서도 크게 성공한 케이스고요.

그럼 이제 ‘사지 말고 입양’을 권하는 가장 귀여운 방법에 대해 알아볼 텐데요, 우선 크게 한 숨 들이마셔 주세요. 정말 심하게 귀여울 예정이니까요.

목차





자세히 보면 더 귀여운

매년 2월, 슈퍼볼(Super Bowl, 프로미식축구 결승전)이 열리는 날이면 텔레비전에서는 아주 특별한 두 경기가 방영됩니다. 바로 수 십 마리의 뽀시래기[1]가 출전하는 Puppy Bowl(이하 퍼피볼)과 Kitten Bowl(이하 키튼볼). 강아지와 고양이를 ‘사지 말고 입양’할 것을 전국에 알려 보호소에서 지내는 친구들에게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는 것을 목표로 만든 프로그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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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l Planet 채널의 퍼피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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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lmark Channel의 키튼볼
출전 선수들은 모두 전국 각지의 보호소 출신 친구들. 5평 남짓의 미니 스타디움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신나게 노는 선수들의 모습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귀엽지만, 여기에 재치 있는 편집생동감 있는 중계를 덧붙였어요. 2005년 퍼피볼이 처음 방영된 이래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고양이 버전인 키튼볼, 성견과 노령견 버전인 도그볼도 차차 등장했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퍼피볼 미리보기
백문이 불여일견 2: 키튼볼 미리보기
단순히 출전 선수들의 귀여움에 의존하지 않고 스포츠적인 요소를 살린 기획도 흥미롭습니다. 우선 경기장에서 유일한 인간인 주심은 수시로 배설물을 치우고 출전 선수 간 분쟁을 중재하며 바삐 경기를 진행합니다. 시청자는 경기 중 MVP(Most Valuable Puppy)에 투표할 수도 있으며, NFL 출신 해설자들의 노련하고 생생한 중계가 박진감을 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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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는 인간 주심과 이를 지켜보는 종이 관중
규칙도 실제 스포츠 룰을 패러디한 것들이 많은데, 경기장의 끝까지 장난감을 입에 물고 돌진하면 “터치 다운”, 경기장 내에서 선수가 볼일을 보면 싸면 “파울”, 물그릇에 물이 다 떨어지면 “타임 아웃”이래요. 물론 선수들은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신나게 뛰놀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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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감 넘치는 경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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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다운을 향해 달리는 뽀시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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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시래기 외모에 그렇지 못한 드리블 솜씨
촬영장에서 동물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점 또한 돋보입니다. 조명의 밝기와 열기로 동물들이 힘들어할 것을 고려하여 30분마다 휴식을 취하며, 당연히 강아지와 고양이는 분리된 공간에서 다른 날 촬영을 진행합니다. 최근부터 선수 1마리 당 1명의 매니저가 배정되어 촬영 전·후 관리를 담당하고 있으며, 40여 명의 제작진 외에도 수의사와 동물권활동가가 촬영 현장에 상주하며 선수들이 흥분하거나 다치지 않도록 상황을 컨트롤한다고 해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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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뒤에서 동물친구들을 케어하는 다수의 인간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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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친구들을 배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제작진

이렇게 최대한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조성된 환경에서 3일에 걸쳐 촬영을 진행하고, 수개월의 편집을 통해 마침내 프로그램이 완성됩니다.




모두가 승리하는 뽀시래기 올림픽

최근 출연하는 동물들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도 흥미로워요. 특정 지역이나 품종의 친구들이 치우친 관심을 받지 않도록 전국 다양한 보호소 출신의 믹스 친구들을 두루두루 섭외하며, 최근에는 장애를 가진 특수동물 친구들도 함께한다고 해요. 펫샵 출신, 유명한 품종이 아니어도 모든 동물친구들은 충분히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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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퍼피볼에 출전한 특수동물 친구들
퍼피볼과 키튼볼은 매년 출전 선수 입양률 100%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룹니다. 뿐만 아니라 방송이 나가면 보호소에는 입양 문의가 빗발치듯 들어오고 실제로 수많은 보호소의 친구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난다[3]고 해요. 측정할 수는 없지만 많은 시청자의 가치관에도 분명 영향을 주었을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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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방영에 맞춰 입양을 적극 홍보하는 한 지역 단체
매년 상승하는 시청률과 스폰서십 또한 프로그램의 성공을 보여줍니다. 2018년 기준 퍼피볼의 시청률은 15년 전의 200배로 증가하였으며, Animal Planet 채널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효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고 해요. 그리고 이를 입증하듯 월트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마스, 허시와 같은 대기업의 스폰서십도 빵빵하게 들어오고요[4] . 수십 만의 좋아요를 받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도 매년 경기를 기다리는 애청자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약 24만 명이 좋아하는 퍼피볼의 페이스북 페이지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동물친구, 즐겁게 그리고 기꺼이 동물을 돕고자 나서게 되는 시청자, 좋은 콘텐츠로 성과를 낸 제작진까지. 그야말로 모두가 승자, 윈-윈-윈 그 자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

키튼볼의 진행자 Beth Stern은 “우리가 동물친구들 삶의 여정에 함께하고, 그들의 스토리를 통해 구조와 입양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점”이야말로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해요[5]. 강아지와 고양이를 마냥 귀엽거나 마냥 불쌍한 존재로 대상화하지 않고, 각자 다른 성격과 능력을 가진 특별한 존재임을 전하는 거죠. 게다가 동물친구들의 귀여운 모습을 마음 편히 볼 수 있다니, 이보다 더 반가울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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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키튼볼 선수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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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동물은 다르고 특별하다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고 설득하는 일은 어려운 일입니다. '사지 말고 입양'처럼 조금은 복잡한 이야기라면 특히 더 그렇고요. 그래서 유기동물 구조와 입양에 있어서 사람들은 특히 더 자극적이고, 슬프고, 비장해지곤 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되겠지만, 가끔 어렵고 무거운 이 주제를 조금은 재밌고 유쾌하게 이야기해보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혹시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 할 수도 있고, 어떤 문제든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면 그 무게는 줄어드니까요.

[1] ↑ '부스러기'를 이르는 전라도 지방의 사투리. 부스러기처럼 작고 귀여움. 네이버 오픈사전

[2] ↑ "The Life of a "Puppy Bowl" Referee". (2010-02-05). The Wall Street Journal.

[3] ↑ "Meet Puppy Bowl XVI’s 5 sweet pups with special needs". (2020-01-31). News 10.

[4] ↑ Kitten Bowl Behind the Scenes 영상에서 발췌

[5] ↑ "Puppy Bowl X Adds Penguin Cheerleaders, More Sponsors and a VIP Lounge for Cats". (2014-01-17). Advertising Age.

[6] ↑ Kitten Bowl Behind the Scenes 영상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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