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그 친구’를 위해 셔터를 누르는 어떤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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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등장 인물(?) 소개

-------------_-------_20px 씬캐쳐 | Scene Catcher
・ 왜인지 사진에 꽤나 혼을 쏟는 1인
・ 과거 포항, 대구, 부산, 청송 등 경상도 전역에서 왕성하게 활동
・ 최근 상경하여 새로운 핫스팟을 찾는 중
・ 보금자리가 더 쾌적해지면 길냥님에게 간택받는 것이 단촐한 꿈
・ 퍼플스토어의 브랜드팀 매니저

-------------_-------20px--------1 그 친구
・ 씬캐쳐의 마음을 빼앗음
・ 최근 씬캐쳐의 휴대폰 용량의 가장 많은 지분을 갖게 됨


안녕하세요, 씬캐쳐(Scene Catcher)입니다.

혹 어떤 상황이든 맥락도 없이 멈춰 서서 카메라를 들이대는 부류를 아시나요? 제가 바로 그 부류의 대표적인 1인인데요. 특히 동물을 보면 결코 지나치지 못하는 습관성 찍사로서의 일상과 이상을 들려 드리고자 합니다.




씬캐쳐가 된 배경

저는 어릴 때부터 시골과 도시를 자주 왕래해 동물과 가까이 지낼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랄 수 있었어요. 그들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도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인 것이죠.

손가락을 쪼으던 할머니 댁의 꼬꼬(닭)나 마당 하늘을 누비던 철개이(잠자리), 꼭 꽃대 꼭대기에 올라서야 날아오르던 무당벌레와 앞 개울가 돌에 붙어있던 고디(다슬기)도 좋았죠. 발음은 잘 못해도 수족관에서 한눈에 반해버린 돌랠래(돌고래)를 사랑하기도 했네요.

아직도 달큰한 돼지갈비 냄새를 맡으면 어린 시절 단골 외식집에서 만난 강아지 '밍키’가 떠오르고, 저의 첫 강아지였던 백구 '망치'는 오랫동안 가족 곁을 지켜준 든든함으로 기억됩니다. 어릴 때는 늘 스케치북을 들고 다니며 그들의 모습을 담았는데, 카메라를 가진 이후로는 생각이 미치기도 전에 손이 먼저 카메라로 가는 습관이 생겨 버렸네요.

그렇게 훌륭한(?) 찍사로 자란 저는 언제 어디서든 '어맛, 이건 찍어야 해' 정신으로 셔터를 눌러 대며 꽤 다양한 친구들의 모습을 소장하게 되었어요. 흔히 만나는 강아지 외에도 왠지 모를 신비스러운 느낌의 해오라기나 예상치 못한 곳의 알파카 등 제 사진첩은 꽤 다채로웠답니다. '그 친구'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에요.

노루, 야외, 소풍, 산책, 햇빛, 햇볕, 나무, 울타리, 잔디밭
평화로운 노루 삼남매
바다, 해변, 사람, 아기, 어린이, 모래사장, 등대, 갈매기, 하늘, 여름, 날씨, 파도
모르는 애기의 인생샷
퍼플잼, 씬캐쳐, 나비, 꽃, 식물,
화려한 무늬의 나비
퍼플잼, 씬캐쳐, 갈매기, 사진, 촬영, 출사, 바닷가, 해외 갈매기, 외국 갈매기, 갈매기 발
갈매기의 발을 처음 보았다...!
퍼플잼, 씬캐쳐, 오리, 강가, 수영하는 오리, 헤엄치는 오리, 물장구 오리
초저녁의 여유로운 수영을 즐기는 오리
퍼플잼, 씬캐쳐, 강아지 ,담요, 의자, 야외, 강아지 산책, 반려견
담요가 찰떡같이 잘 어울렸던 동피랑 시바견
퍼플잼, 씬캐쳐, 승마, 말 탄 사람, 바닷가에서 승마, 바닷가에서 말, 공장, 바다, 파도, 날씨, 가을
포항시민의 흔한 산책
퍼플잼, 씬캐쳐, 민트, 나비, 꽃,
키우던 민트 꽃에 앉은 나비
퍼플잼, 씬캐쳐, 오리, 물가, 천, 하천, 오리들, 하천 오리, 잔디
대중탕
퍼플잼, 씬캐쳐, 강아지, 강아지 자동차, 갈색 강아지
순박함이 돋보이는 시골 강아지
퍼플잼, 씬캐쳐, 새, 황새, 물고기, 강가, 하천, 도시에 황새, 왜가리, 하천 왜가리
퍼플잼, 씬캐쳐, 해오라기, 하천
신선같은 모습의 해오라기
퍼플잼, 씬캐쳐, 알파카, 산책, 부산 알파카
광안리 부근에서 여유롭게 산책중인 알파카



헤어나올 수 없는 '그 친구'

그렇게 지금껏 닥치는 대로(?!) 찍어왔지만 최근 들어 제 사진첩을 점령하고 있는 '그 친구'는 바로 고양이 입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사람들의 고양이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인 건지 제 기억속의 첫 고양이는 아주 근래에 자리잡고 있어요. 주변에 고양이를 키우는 지인도 없었기도 하고요. 하지만 늦바람이 무섭다고 했던가요?

'요물'에서 서서히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으로 인식하고 꽤 자주 만나는 사이가 되고 나니, 어느새 정신차리면 고양이를 찍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더군요! 덕분에 저의 핸드폰(라고 쓰고 카메라라고 읽는다)은 틈만 나면 저장공간을 추가하라 아우성칩니다.

뒤늦게 나마 제 애정을 독차지하다 보니, 다채롭던 사진첩은 어느 새 고양이 도감이 되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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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을 잘 따른다며(?) 스님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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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맹하게 입구를 지키는 스핑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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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인상에 할머니만 졸졸 쫓아다니는 반전 매력 대전 고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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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요정같이 나타난 제주도 노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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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장을 누비는 제주도 노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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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잼, 씬캐쳐, 얼룩 고양이, 얼룩소 고양이, 젖소 고양이, 고양이 계단, 길고양이
까만 앞머리가 포인트인 통영 고영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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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뗄 수 없었던 트리플 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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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구같이 생긴 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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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걸이가 매력적이었던 기장바다의 점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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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젠틀했던 호텔 내 턱시도 입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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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 꽃나들이 온 태종대 터줏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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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아래 어느 고양이의 인생샷

역시 자연광이 최고입니다. 달빛 덕분에 꽤 뿌듯해지는 인생샷을 건졌어요!




동물친구 앞에서 셔터를 누르는 이유

흔히 사진을 찍는 이유는 그 피사체를 추억하기 위해서인 것 같아요. 저 역시 바라보는 것만으로 행복한 장면을 간직하기 위해 카메라를 듭니다.

가령 아래의 친구들처럼요.

제 고향의 한 슈퍼 아래 터를 잡은 얼룩이는 이른바 '개냥이'입니다. 덕분에 슈퍼는 물론이고 근방의 치킨집과 미용실에서까지 온갖 맛난 것들을 챙겨 주세요 . 너무 부지런히 애교를 떨어 가만히 있는 사진을 찍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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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찍은 애교 시전 전의 얼룩이

이 날도 저를 발견하자 마자 어김없이 다가와 온몸을 비볐어요! (내적 함성)

동네 구멍가게에 자주 들르는 치즈는 또 어떻고요. 새초롬하니 곁을 잘 내어주진 않지만 낯선 행인의 눈인사도 곧 잘 받아주고, 더운 여름에도 여유롭게 일광욕을 즐겨 왠지 유럽 느낌을 풍기던 친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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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갬성 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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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으면서 깨닫게 된 점 하나는 행복한 고양이의 곁에는 다정한 이웃이 있다는 것이었어요. 상생의 미덕을 실천하는 이웃들 덕에 고양이들의 삶에 여유가 생기고, 결국 이를 바라보는 우리들은 다시 미소 짓게 되는 행복의 선순환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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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피톤치드냥

하지만 사진 속 모든 고양이들이 여유롭지는 않습니다. 아직도 일부 곱지 않은 시선들 속에서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 친구들이 종종 보이거든요. 이런 경우에는 반대로 우리가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이유를 되새기기 위해 사진을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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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기색이 역력하지만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는 어미의 모습이 마음 아팠던 장면입니다. 엄마 고양이가 너무 왜소해 새끼들과 체구에 별 차이가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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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을 때 다시 만난 어미 고양이, 중성화가 되지 않은 어린 엄마로 추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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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아래 잠시 숨 돌리는 고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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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정돈되지 않은 모습에 경계가 심했던 흰 부츠 검정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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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불편해보이지만 가던 길을 다시 돌아와 포즈를 취해줬던(?!) 부산 동네의 고등어.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해주고 싶었지만 포즈만 취해주고 재빨리 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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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것인지 꼬리가 본모습을 알아보기 힘든 형상을 하고 있었던 녀석

종종 퍼플 팀의 동물친구들이 사무실에 출근하는 날이면 그들의 사랑스러움에 맥을 못 추리겠다 가도, 골칫거리 취급을 당하며 고달프게 살아가는 길냥이들의 모습이 아른거립니다.

고양이에게 푹 빠진 이유 중 하나는 유독 사람들에게 미움받는 동물이기 때문인 것도 같아요. 마음이 쓰이는 거죠. 분명 예전보다는 반겨주는 이들도 많아졌지만 여전히 흔하게 마주치는 다른 동물에 비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기 일쑤니까요.

길에서 만난 고양이들을 모두 보듬어주고 싶다가도 현실적인 문제와 더불어 진정으로 그들을 위한 행동이 아닌 것 같아 그저 깨끗한 물을 내어주고 셔터를 누를 뿐입니다. 모든 동물들을 ‘구출'하지 않아도 마음 편히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은 너무 큰 이상일까요?

근래에 들어 한국도 동물에게 더 나은 삶을 보장하는 정책을 내놓는 듯하여 저의 이상이 곧 일상에 가까워질 수 있겠다는 작은 희망이 생깁니다. 꼭 반려인을 만나 함께 살지 않더라도, 세상의 모든 동물친구들이 건강하고 평화롭게 사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오늘도 카메라를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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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잼, 씬캐쳐, 윙크하는 고양이
w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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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캐쳐